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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I think ...

1025.2012

dhandhan 2012. 10. 25. 19:01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로물질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 같다. 밥 맛은 없었으나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었다. 전도된 상황이다. 밥 잘 먹어야 약을 먹어도 효과를 보는 건데. 엄마의 종합검진 날이라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먼저 나선 엄마의 뒤를 따랐다. 나보다 키가 작아서 다리도 짧은 엄마는 벌써 시야에서 사라질 만큼 걸음이 빠르다. 부랴부랴 잰 걸음으로 엄마를 시야에 확보하고서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걸었다. 5분 정도 바라보며 걸으니 오늘은 왠지 엄마가 사랑스럽기도 애잔하기도 하다. 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누이로 동생으로 형수로 온갖 역할수행을 참 잘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그 역할들을 하나라도 빼버리면 자기를 지탱할 수 없는 그런 삶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나의 견해이지만, 종종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엄마의 의중을 확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오늘 엄마의 뒷모습은 나에게 질문하게 만든다. ‘행복했냐고’, ‘그 삶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은 없었냐. 멍청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이미 말해주고 있는데 말이다. 흔들렸고 의심했다면 지금 이렇게 뒷모습을 보며 내가 애잔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 감정은 끊임없이 자기 삶에 대해 의심하는 나 같은 사람이나 느끼는 감정이다. 그리고 어쩌면 미련하도록 굳건히 믿어버리고 사는 엄마의 삶보다 언제나 의심하는 나의 삶이 더 나은 삶이라는 오만한 생각이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엄마는 내가 신기하고 이상할 때가 많다고 하는 걸 보면, 엄마도 가끔은 나를 짠하게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각종 검사를 마치고 집에 오니 저녁이다. 여전히 피로한 상태지만 자기 한계를 인정하며 - 달리 방법이 없다. 나는 늘 저질 체력으로 고생하니까 스스로에게 부과한 과제 해결에 집중!

 

어제부터 어떤 상황은 사건이 되어버렸다. 상황은 관망하기 좋은 내 상태를 개입의 단계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동반하다. 그래서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해결을 해야 한다면 지금 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 오랜만에 고민이란 걸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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