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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완벽함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dhandhan 2014. 6. 16. 22:05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이다.

인정 욕망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일이 없다. 뒤에서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관심을 두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나는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은 타인에게 내가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길 강렬히 원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거니와 나의 어떤 힘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남들이 인정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긴 글러먹은 것 같다.

 

그렇다고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은 아니다. 몇몇 인정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정작 인정 받고 싶은 사람 앞에서는 자신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타인이 요구하는 어떤 가치에 나를 맞추는 것엔 관심이 없고, 내가 만족할만한 가치를 찾고 나를 그 지점까지 끌어올리려 데 열심인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아직 그 지점이 명확하지 않아서 많이 해찰거리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추정이지만, 물어볼 사람도 딱히 없으니 스스로 그런 편이라고 합의를 본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몇 달 전 후배와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략 띠동갑을 넘어선 나이 차이가 있는 후배다.

 

언니, 저는 언니가 잘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뜬금없는 걱정에 웃음이 나긴 했지만 웃지는 않았다.

그리고 물었다. “?”, “왠지 저도 나이가 들면 언니처럼 살고 있을 것 같아서요.”

 

그 말은 꽤나 나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말이었다.

이후로 종종 그 말을 떠올리며, 내가 타인에게 보여지는 어떤 모습, 그리고 그 모습만으로도 조언이나, 충고 같은 것 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도 몇 년 알고 지낸 사이인 터라 대충 내 삶의 큰 틀은 알고 있고 - 비혼, 약간의 페미 경향, 권위주의 비판, 기타 등등 몇 번의 세미나와 프로젝트를 통해서 세계관도 어느 정도 인식했을 터이니 그 말이 괜한 말은 아닐 터였다.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이 이 사회에서 살기란 꽤나 어려움도 많다는 점 또한 알고 있고 그래서 어떤 지점에서는 동질감을 느꼈을 수 있다.

 

후배의 말을 자꾸만 곱씹는 이유는, 이제와 그래, 이제부터 훌륭한 삶을 살아낸 성공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자!” 라고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순탄한 길로 들어섰을 것이다. 나는 내가 설 자리가 비좁다 하여 옆자리로 옮겨가고 싶지 않다.

비록 비좁아도 가장 나답고 마음 편한 곳이니까 어려워도 잘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후배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그냥 생겨먹은 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완벽한 선배로서의 충고이며 조언이고 권위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모두 자기 보고 싶은 대로, 자기 능력만큼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 누구든 나를 바라보며 이 모습대로 잘 살아주길 바란다면 그것은 그/그녀의 능력이다.

 

좋은 후배 덕에, 사실 존재의 가치를 인정 받은 것 같아서, 인정 욕망이 충족되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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