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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ndhan
인간적이지만 끔직히 싫은 인간적임 본문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는 시간이 주어질 때는 가능한 그들과 찐~하게 보내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 내 자신에게 몰입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힌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혼자서 보내는 시간에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보면 된다.
요즘은 딱 비축의 시간이다.
내겐 대충 두 부류의 친구들이 있다.
사회적인 일이 곧 내 삶과 직결된다고 믿고 행동하는 부류와 세상 흘러가는대로 삶을 살아가는 부류.
아무래도 시간이 흐를 수록 전자의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기는 하는 것 같다.
후자의 경우는 점점 관계를 접게 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개 버릇처럼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달고 살거나
그러한 태도를 취하며 자신의 무능을 위한하니까.
0양은 결혼 초부터 남편과의 불화로 자주 힘들어 했다. 사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런 남자랑 어떻게 사나 싶었다. 아마 대한민국 남자 다수가 그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가사노동이나 육아를 사회생활보다 열등한 것으로 여기고, 자신이 돈을 번다는 게 지상 최대의 과업이라도 되는 냥 자기 부인을 종부리듯 하는 남자들.
모성이라는게 힘든 것도 못느끼게 하는 엑스터시라도 되는 줄 아는.
내가 하소연을 받아주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그녀가 스스로 하소연 하는 행위를 멈추게 되는 시점부터 우리는 연락하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사실 조언이나 충고는 상대의 삶에 큰 의미가 없다. 자기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흔들림이 없는 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며칠 전 오랜만에 그녀와 통화를 했다. 아이가 아파서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아이 얘기로 시작한 대화는 장애에 대한 얘기로까지 나아갔다. 아마도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태아 때가 편했다는 얘기를 하다가 진전이 된 것 같다.
30대 중반이 되면 병원에서 양수검사를 하도록 유도한단다. 아이의 기형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란다. 그걸 확인하는 이유는 뻔하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낙태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낙태를 결정할 권한을 빼앗는 것도 부족해, 온전한 인간만 사회에 배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이 의지는 도대체 누구의 의지인가?).
0양은 말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출산한 순간 인생 끝나는거라고. 그애만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고.
좀 웃겼다. 그럼 비장애인 아이를 두면 안그렇게 살 수 있다는 얘긴가? 근데 왜 맨날 바쁘고 연락도 못하는 것인지.
이런 대화를 하고나면 고민이 된다. 내가 당신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까. 그 상황에서 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얘기해도 그녀에겐 무의미한 얘기일 뿐이다.
그토록 장애를 끔직히 여기는 당신이나 당신을 대하는 당신 남편의 태도나 다를 것이 없다. 내겐 너무나 피곤한 대상들이다.
난 지금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 시간이라구! 제발 세상을 한가지 색으로만 보지 말고 생각 좀 하고 살라구!
사실 불편해 하는 자신에 대해 내공이 부족하다거나, 성숙한 인간이 못되어서 라고 스스로를 비판할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인간으로 비취고 싶어서 늘상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니까. 또 그들의 삶이 내게 불편하다고 해서 혼자 내 블로그에 쫑알쫑알 끄적일 수는 있어도 계몽하는 일은 원치 않는다.
인간적이지만 인간적인 것을 끔직히 싫어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혼자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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