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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에 스티커부착을 허하라! 본문
종종 동네 산책을 하다보면 아직 남아있는 골목의 풍경이 참 좋다. 간혹 재미있는 눈요기거리도 발견하고.
가장 많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봇대다.
걸을 때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전봇대는 온갖 정보들이, 일정 범위 안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존재한다.
학생과외 전단지, 의류 세일 전단지, 이삿짐센터 스티커 등등.
전봇대에는 소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삶도 존재한다.
우리에겐 위험천만인 곳에 까치는 둥지를 틀고 제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거추장스럽다고 제거하기보다 '까치둥지 보호전주'라는 스티커를 부착해 모두와 함께 보호하려는 노력이 왠지 기뻤다.
이왕이면 전주가 아닌 곳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모든 정보는 가상의 공간에 존재한다고 해도 여전히 물리적 공간에서만 찾을 수 있는 정보들도 있다.
전봇대에 부착되어 있는 한 뼘짜리 스티커는 홈페이지라는 자기소개서에 비하면 누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장 유용한 정보이기도 하다.
유년시절엔 동네 오가는 길에 솜틀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존재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누추한 스티커만큼이나 희소성, 인기 없음으로인해 솜틀집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 같다.
이 솜틀집 스티커가 유독 눈에 들어온 이유는 붉은색의 주목성 때문인 것도 있지만, 여전히 요를 잠자리 도구로 활용하는 나로서는
정말 유용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요는 일년에 한 번씩 틀어주지 않으면 얄팍해지고 푹신함이 사라진다.
그리고 아침마다 기상과 동시에 요와 이불을 잘 정리해두어야만 한다는 귀찮음이 있다.
편하게 침대를 사용하면 좋지않냐고 하겠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온돌문화를 가장 잘 이용하는 잠자리 문화는 요를 깔고 자는 것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침대의 유혹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침대는 확실히 요에 비해 비위생적이다. 먼지를 털기도 세탁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는 종종 날 좋을 때 볕에다 말리기라도 하지...
여튼 도심지의 전봇대에 스티커 못붙이게 한 곳이 많긴 하지만 왠지 난 지저분하다는 스티커부착을 전적으로 옹호하고 싶다는 말을 하려는게 잡설로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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