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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_1218.2013 본문
감기
삼일 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잠자리에 들 때부터 목이 조금 아프고 따끔거렸다. 다음날 눈을 떴을 때 목이 잠겨 있고 코도 막혀있는 것을 확인 했다. 그 정도일 줄 알았다. 더 심해지지는 않더라도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며 겨울을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오늘은 일어나면서부터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는 양쪽이 다 막혀 있으니 아마도 밤새 입으로 숨을 쉬며 잠을 잔 것 같다. 그래서 입 속은 바짝 마른 상태로 목구멍은 더욱 따가웠다. 전체적인 구강의 청결 상태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세수를 하면서 코를 푸는데 그 안 어딘가에 뭐가 그리도 많은지 몇 번을 풀어도 끊이지 않고 코가 나온다.
나보다 훨씬 전부터 감기를 앓고 있었던 동생은 나를 보자 안스러웠는지 가스레인지의 불을 하나 켰다.
“밥 먹을려고?”
“아니, 너 생강차 줄려고.”
동생은 이번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 보다는 생강차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듯 하다. 항상 아프면 병원으로 달려갔었는데 말이다. 세수와 양치질을 마친 후, 끓여준 생강차에 잣을 띄우고 동생과 식탁에 마주앉았다.
“생강차 자주 마셔. 난 한 시간 간격으로 꾸준히 마셨더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너 예전엔 이러지 않았었는데. 나이 들어서인지 음식을 신경 써서 먹는다.”
동생의 변화를 보며 약간 우습기도 하고, 감기라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는 게 어딘가 싶어 감동이기도 한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지금 내 몸 안에서 병균이랑 백혈구랑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겠지?” 라고 말하며 나는 두 팔을 들어 싸우는 시늉을 한다.
“그렇겠지.”
“그래서 그 치열함의 증거로 이렇게 잔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겠지.”
나는 티슈 한 장을 뽑아들고 힘차게 풀어댄다.
“지금 최고조인 것 같아. 그러니까 생강차 많이 마시라고!”
“알았다고!”
내 몸인데도 난 아프다고 느끼고 실상은 안에서 나도 모르는 전투가 벌어진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강차를 마시고, 과일을 먹고 그러면 백혈구들이 그 영양분을 받아서 ‘으쌰으쌰’ 하려나?”
“나의 칼을 받아라~ 얍!, 이러겠지” 라며 동생이 비웃는다.
나는 지금 내 몸 속으로 전쟁자금을 마구마구 퍼붓고 있다.
아! 인간적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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