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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적인걸을 보며...(리뷰아님) 본문
얼마 전 아빠가 쉬는 날이라서 영화를 감상했다. 동생이 노트북과 텔레비전을 연결해서, 쉬는 날이면 아빠에게 영화를 보여준다.
아빠가 중국 무협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던 터라, 동생이 '적인걸'을 보여줬다.
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화장실과 주방을 오가며 힐끗 눈요기 삼다가 어느새 아빠 곁에서 같이 보게 되었다.
비평을 하기 위해서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나의 엉뚱한 생각을 적어보려는 것 뿐이다.
중국 영화의 한 가지 특성은 인물들의 뛰어난 무술실력이다.
하늘을 날아오르고, 중력을 거스르며 뛰어오른다. 날아오는 화살을 가볍게 피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한다.
한 마디로 엄청 유연하다.
이 유연함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아니한가~~^^
어렸을 때 생각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하지만 그땐 알지 못했다.
가파른 경사를 기어올라 꼭대기에 올라서는 기쁨, 절벽같은 담장을 타고 걸어가던 스릴. 그 때는 몰랐다.
조금만 헛디뎌도 죽거나 어디 한 군데 부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고 자신에 대한 과신으로 넘쳐나는 패기부림도 아니었다.
그런 패기도 몰랐다. 그저 호기심. 그것뿐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과 섞여 살다보니 이젠 너무 겁이 많다. 사람들은 온통 이건 위험 하다. 저건 병에 걸린다. 그러니 하지 말아라, 안 된다 뿐이다.
곱게 입힌 치마와 스타킹은 하루가 멀다하고 튿어지고 찢어졌다. 엄마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좋다고 놀았다.
그런데 지금은 안되는 것, 위험한 것들 모두 알아서 피해버린다. 이미 다 알고있는 것처럼.
자, 어린아이처럼, 또는 적인걸의 인물들처럼 유연해지려면 어찌해야할까.
몸은 끊임없이 단련해야 한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이틀 전, 이상화 선수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그녀 또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갈고 닦았을까. 하루라도 소홀히 하면 그 게으름을 몸이 보여준다.
근력을 키우고, 여러 위험 요소에 자신을 노출시켜 훈련하며 공포를 이겨내고, 그렇게 자신의 몸을 알게 된다.
나는 내 몸이 그렇게까지 유연해지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이 굳어버렸다.ㅠ.ㅠ
그러나 내 생각이 유연하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스스로 통제하지 않고, 위축되지 않으며, 끝없이 펼쳐내고 튕겨오르고 내리기를 막힘없이 하고 싶다.
절벽에서 파도치는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듯, 내 생각이 우주 한 가운데 두려움 없이 던져졌으면 좋겠다.
이 사회의 구속들을 모두 뒤로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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