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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탄총의 공공장소 기습 격발은 ‘협박·폭행’이다… 놀이로 포장된 무력 행위를 규탄하며 본문
비비탄총의 공공장소 기습 격발은 ‘협박·폭행’이다… 놀이로 포장된 무력 행위를 규탄하며
작년 거제에서 휴가를 나온 현역 군인들이 식당 반려견을 향해 고성능 비비탄총 수백 발을 난사해 동물을 숨지게 하거나 실명 위기에 빠뜨린 참혹한 사건이 있었다. 주택가 골목길과 도심 공원에서도 길고양이를 표적 삼아 비비탄을 겨누는 잔혹한 범행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방학이나 휴가철이 되면 ‘어린이용 완구 안전기준 위반’이나 ‘불법 개조’를 단속한다고 법석을 떨지만, 이러한 안일한 행정 인식이 오히려 도심 속 총기 테러를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https://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391050
불법 '비비탄총' 퇴출···정부 합동단속
불법 '비비탄총' 퇴출···정부 합동단속
www.ktv.go.kr
이제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비비탄총이 실제 총기와 같은 살상력을 갖지 않았다고 해서 ‘장난감’이나 ‘레저용품’이라는 상품의 포장 뒤에 숨겨두어서는 안 된다. 공공장소에서 생명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격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무력을 전제한 ‘폭행’이자 시민 사회를 향한 ‘테러’로 규정되어야 마땅하다.
피해자의 위치에 따른 제재는 기만… “꺼내는 순간 범죄다”
https://news.knn.co.kr/news/article/174039
현역 군인이 식당 반려견에 비비탄 난사
<앵커>
news.knn.co.kr
현행법 체계는 비비탄총 오용 범죄를 다룰 때 철저히 ‘피해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사후 처벌을 쪼개어 적용한다. 사람을 맞추면 폭행죄, 주인이 있는 동물을 맞추면 재물손괴죄, 소유주가 없는 길고양이를 맞추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다루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 분절적 제재는 본질을 완전히 흐리는 기만이다. 핵심은 탄환에 맞은 피해자의 법적 지위가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공공장소에서 무기 형태의 장비를 꺼내 들고 기습적으로 격발하는 행위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연사가 가능한 전동건이나 가스건이 격발될 때, 주변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실제 총기 사건에서 느낄 공포와 다르지 않다. 과녁이 인간이든, 반려견이든, 도심 생태계의 일원인 길고양이든 간에 공공 영역에서의 기습 격발은 공공 안전을 뒤흔드는 ‘특수 폭행 및 협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통제된 전용 레저 시설이나 허가된 격발 구역을 벗어나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노출하거나 발사하는 행위 자체를 즉각 처벌할 수 있는 ‘장소 제한 규제’의 법제화가 시급하다.
실제 총기가 아니니 장난감이다? ‘무력’을 용인하는 사회적 시선의 문제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장벽은 비비탄총을 한낱 ‘상품’이자 ‘놀잇감’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성인용 에어소프트건은 실제 총기의 외형, 무게, 격발 메커니즘을 그대로 재현한다. 아무리 법적 발사 에너지가 제한되어 있다 한들, 누군가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겨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무력 행위’일 뿐이다.
인간의 가학성을 자극하고 지배욕을 채우는 장비가 ‘레저’와 ‘완구’라는 이름으로 대형 오픈마켓에서 클릭 몇 번에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구조는 기이하다. 탄속이 약하다는 이유로, 혹은 실총이 아니라는 이유로 타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장비가 완구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문화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타인을 겨누고 쏘는 행위를 ‘놀이’로 용인하는 관대함이 결국 동물과 약자를 향한 무차별적인 표적 사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늘 동물의 눈을 멀게 한 총구는, 언제든 내일의 인간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 ‘불법 실태 단속’ 앞서 ‘관리 주체 책무’ 다하라
정부는 조례와 법률을 통해 길고양이를 보호 대상으로 지정했고, 도심 생태계의 관리 주체로서 예산을 들여 중성화(TNR) 사업과 공공 급식소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길고양이가 공공의 보호를 받는 행정 관리 대상이자 생명체라면,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 역시 정부의 온전한 직무여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길고양이 보호와 관리를 사실상 캣맘을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책임에만 전적으로 기대어 왔다. 시민의 선의 뒤에 숨어,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무분별한 총기 격발과 학대 방치를 방관하는 것은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동물 복지와 공공 치안의 영역을 시민의 사적 헌신에 떠넘기지 말고, 이제는 정부가 직접 자신들의 본연의 행정 책임으로 받아들여 강력한 보호 및 단속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비비탄총의 무분별한 유통을 허가한 정부가 이제는 그 장비들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사용처 규제까지 직접 책임져야 한다. 장난감이나 레저용품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주택가와 공원,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생명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일탈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이를 통제할 법적 장소 제한 규정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통제된 전용 레저 시설이나 허가된 구역을 벗어나 시민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공 영역에서 무기 형태의 장비를 노출하고 격발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다. 정부는 더 이상 완구 단속이라는 표피적인 대책 뒤에 숨지 말고, ‘지정 사격 구역 외 격발 금지법’과 같은 강력한 장소 제한 법제화를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무력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행정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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